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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160621 일본전국: 최서단부터 최동단까지

42.밤의 쿠시로 산책


오비히로 역은 일본에서 제일 동쪽에 있는 고가역입니다

오비히로가 홋카이도에서는 나름 규모가 있는 도시라 고가로 올려놓은 모양인데



근데 그런 번듯한 역에 다니는 열차가 이런 꼬라지;;


아 물론 보통 말고 좀 삐까번쩍한 특급도 좀 다니긴 합니다.



내려감



오비히로는 토카치 지방의 중심지인데

토카치 평야가 매우 넓고 농업이나 목축업이 꽤나 발달해서 농대나 농업관련 연구소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홋카이도 치곤 젊은사람도 꽤 있고 유학생도 비교적 많다고.


질 좋은 먹거리가 나다 보니 홋카이도 안에서도 구르메 여행 하면 이쪽을 떠올리는 듯 합니다



오비히로역 입구.



여튼 먹거리로 유명한 오비히로.

특히 그 중에서도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오비히로역 특산물은 부타동입니다


돼지고기이지만 싸구려 규동 같은 것과는 다르다니까 한번 먹어보러 왔습니다

물론 기회가 되면 시내의 더 유명한 집을 다녀보는게 좋겠지만..



4장짜리 보통에 밥 곱배기로 주문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 나왔는데...

비주얼이 개-깡패입니다


그리고 개 맛있습니다. 역에 딸린 가게에서 이런 퀄리티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진짜 너무너무너무 맛있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유명하고 도시락으로 불티나게 팔리는지 알 것 같네요


특히 돈없는 거지 관광객들이 천엔돈으로 먹을 수 있는게 너무 좋은듯



정말 맛있었습니다

밥을 먹고 다시 플랫폼 위로...


열차 대기시간이 1시간 막 그렇진 않아서 이쯤해서 열차로 돌아가야 합니다

30분가량 되거든요



다시 출-발



일본식 가옥이라기보다 미국식 가옥이 생각나는 외관



큰 강을 하나 건너고 있는데



이 강이 바로 토카치 강입니다.

토카치 강 토카치 평야 등등 토카치 이름 붙은게 다 이쪽에서 나온 것


삿포로서 오비히로까지만 가는 특급 이름도 토카치입니다

역시 이 강에서 이름을 따온 것



곳곳에 라벤더가 이쁘게 피었습니다

후라노에서 라벤더 못 본 아쉬움을 이렇게라도 푸는 듯



중간에 가다보면 토오후츠라는 역이 있는데

한국 한자음으로는 십불 역이죠



;;;;;;;;;;;;;;;;;;;

감당할 수 없는 개그 센스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



네무로 본선은 타키카와에서 시작해서

산을 넘고 토카치 평야를 지나서 태평양 연안까지 내려옵니다



이 앞에 R=1297짜리 커브가 대기중이라고 읽으면 되겠습니다

커브 길이나 뭐 기타등등 정보가 더 적혀있긴 한데



오오조라 성님 나가신다



갈대밭이 꽤나 운치가 있습니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게 태평양인데

해안가에 똑바로 서서 앞을 바라보면 진짜 앞에 걸리는 육지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직선을 쭉 그어보면 아마 하와이를 빗겨가서 바로 칠레 해안에 닿을 것입니다



강태공 아재 좀 보소



이 구간도 바다에 가깝기로는 일본에서 순위 안에 들 것 같습니다



시라누카에 도착

크지도 않은 산골 마을인데 여기에 오오조라까지 섭니다



진짜 단선 노선이라 그런지 조금 간다 싶으면 대피하네요



심지어 이번껀 특급도 아니고 화물이었습니다

반대편 보통 보내고

특급 대피하고

이젠 화물까지;;



다니는 버스가 쿠시로 버스로 바뀌었습니다

쿠시로를 중심으로 하는 권역에 들어왔다는 소리구요



저 너머로 쿠시로 시내가 보입니다


쿠시로 시내로 진입

강가 둔치에 풀밭이 꽤나 넓게 있습니다



근데 거기서 말 키움ㅋㅋ


궁뎅이가 ㅗㅜㅑ



내륙에서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자잘한 하천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이제 진짜 다 온 듯



도착!!


정말 긴 여정이었습니다

열차 하나만 가지고 몇 시간을 탄 거야 ㅡㅡ


이로써 일본에서 가장 길었던 2427D도 타봤네요

사실 별 의미는 없지만



쿠시로.



승강장의 나무 지붕이 인상적입니다



사람이다 사람



사람 감상은 그만 하고 역전으로 나왔습니다



쿠시로 역 외관.

946은 별 게 아니고 저걸 일본어로 어떻게 어떻게 읽으면 쿠시로라고 발음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명한 일본 비즈니스호텔 체인 하면 토요코인인데

토요코인보다 더 눈에 많이 띄는게 슈퍼호텔인듯 합니다


거의 망령 수준



아기자기하게 생긴 펍



일단 체크인부터 하고 봅시다.

역전에 있는 호텔보다 몇블럭 안쪽으로 들어가면 저렴한 호텔이 있어서 예약했습니다



뭐 구조는 그냥 흔한 비즈니스호텔입니다.

입구 옆에 유닛 배스가 있고, 침대에 테이블 TV.



근데 하나가 없죠.


에어컨이 없습니다

어메이징


난방시설은 되게 빵빵한데 냉방기구는 선풍기가 끝;;


더우면 선풍기를 틀고 더 더우면 창문을 열라는 거 같은데

무서운건 창문에 방충망조차도 없네요

근데 날씨 보면 진짜 에어컨 없어도 될 듯


생각해보니 홋카이도에 들어와서 덥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볼게 없어서 정견방송 봄



내일 날씨를 봅니다

지금 날짜가 3월 4월이 아니고 6월 말입니다

7월 바로 직전인데 와 기온이..


내륙은 그나마 20도를 넘는데 해안지방은 최고기온 20도를 넘는 곳이 없습니다


진짜 ㄹㅇ루 이런 곳에 살아야 하는데...



해가 집니다


사실 오늘 일정이 빨리 끝나서 저녁도 안 먹었는데 숙소에 들어오는 사태가 발생



당근 숙소에 쳐박혀 있을 순 없죠 ㅡㅡ



라면 먹으러 나왔습니다



쿠시로의 당지 라면인 쿠시로 라면 이라는데

국물이 좀 진해 보입니다만

결론적으로는 그냥 좀 담백한 쇼유라면이었습니다



그냥 가까운 라면집에 들어갔을 뿐인데 인터넷에 좀 올라오고 그런 집어었던 모양이네요



이런거 풍속업소 광고 아닌가?

길거리에서... 어메이징;;




좀 돌아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라면 가게가 많았습니다

좀만 더 돌아보고 들어갈껄..


호르몬 라면이라니 저런건 꼭 먹어봐야 했는데

곱창이라도 넣어주나?



이 근방이 쿠시로의 유흥가라는 모양입니다.



조금 더 나가면 쿠시로 강이 나오고 공원이 나옵니다



해안가에 가까운 기수역이다 보니 어선이 여기까지 올라와서 정박하는 모양



크 분위기 죽인다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유흥가인데, 이쪽은 완전 조용하고 유흥가 손님들도 없습니다

몇몇 주민들만 산책을 다닐 뿐



날씨도 선선하고 돌아다니기 짱 좋네요

짱짱맨임



무슨 노래비가 하나 있어서 노래가 자꾸 나왔는데

묘하게 트로트 풍이라서 흥이 났습니다

엔카인가



후 호텔로 돌아와서 맥주 한잔 하고 취침

완전 천국입니다


대단원의 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