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에서부터, 석포를 찍고 승부까지 들어가는 길.
길 꼬라지가 가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방도는커녕 군도로도 지정되지 못한 길이니 골목길이나 농로라고 생각하면 상급이다. 다만, 석포로 들어가는 길은 지방도와 군도임에도 불구하고 노면과 선형이 많이 불량한데, 강원도에서 봉화로 넘어가는 길들은 도 경계를 지나자 마자 늘 도로가 개판인 경험을 해왔으므로 새롭지는 않은 풍경이다.
늘 느끼지만, 봉화는 정말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땅이라는 느낌이 드는 동네이다. 강원도도 아무리 깡촌이라지만, 군사적 목적 또는 관광 부흥의 목적으로 최소한의 인프라는 유지하는 강원도는 봉화와는 레벨이 다른 것 같다. 강원도는 중앙정부로부터 이런 저런 과실을 달달하게 빼먹고 있는 중이거든.
무진장과 BYC 중 영양을 빼고는 지나가 본 적이 있는데, 그 다섯 동네 중 도로가 낙후된 정도로는 봉화가 압도적 선두이다.
석포에서 약 20분을 달려, 운 좋게 시각표와 매칭이 되었다.
정말이지 상당한 오지이다.
희귀한 토롯코 타입의 객차
사실 취급만 객차이지 보통 이런 타입의 차량들은 출신이 화차.
전기위험 하면 나름 네임드였던 이글루가 생각나기도 하고...
미적 감각이 좃박기로 유명한 코레일에서 유별나게 세련된 네이밍과 도색, 객차 조성은 정말 보기 드물다. 코레일이 라임을 맞춰서 브랜딩을 이것 저것 시도해봤는데, 작금의 ~~음, ITX 시리즈는 흔적기관으로 남은 누리로, 이제는 버려진 ~-트레인 네이밍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포장도로가 끊긴 동네를 연결하는 건 궤도교통 뿐
이제는 진짜 희귀해질 행선판
청 시절의 흔적은 이곳저곳에 숨어있다.
양원 쪽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싶은데...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는 길이고, 가봤자 임도 수준일 것이니 사실상 통행은 어렵다
이런 것을 보고서도 버려지지 않은 동네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
쓴웃음을 짓게 한다
다시 철암으로. 흡사 과거 일본 국철시대 역사를 보는 듯한 역사이다.
길게는 단양부터 삼척까지 이어지는 이 동네는 정말 실존하는 엘나스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산악 지역에 광산을 기반으로 한 사택 중심의 소규모 주거지역과 이제는 쇠퇴해가는 시가지, 그리고 여객취급을 중지한 화물전용역. 협곡 사이에 위치한 계곡과 좁고 길다랗게 발달한 소규모 읍면소재지역. 이런 경관이 조합된 중소규모 촌락들은 태백, 영동선 연선에서 자주 보이는 실존하는 엘나스들이다.
철암역전에는 무슨 탄광촌인가 하는 관광지가 있는데 관리는 별로 안 되고 있는 듯..
관광지라기 보다 그냥 동네 공원 같은데?
한국에 흔치 않은 경관이다보니 그냥 동네 구경을 하는게 더 재미있다.
한강수계의 최상류 댐인 하장댐을 뒤로하고 귀가한다.
뭐 영동지역에서 10분만 넘어가면 한강 수계고, 또 15분 이동하면 낙동강 수계가 나오는 태백이라는 동네는 정말 재미있는 동네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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